포스테키안

2024 182호 / 공대생이 보는 세상

2024-08-23 53

[공대생이 보는 세상. I]

화학공학과가 본 해변

글. 신소재공학과 23학번 29기 알리미 이현민

으악, 오늘따라 왜 이렇게 햇빛이 강한 거야? 이러다가 내 피부가 다 타버리겠어! 이럴 줄 알고 선크림을 준비했지! 그런데 선크림은 자외선을 어떻게 막아내는 것일까?
우선, 선크림이 자외선을 막아내는 원리를 알아보기 전에 선크림의 종류와 자외선에 대해 한번 살펴보자. 선크림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지는데 무기화합물1 계열로 이루어진 물리적 선크림인 무기자차 선크림, 유기화합물2 계열로 이루어진 화학적 선크림인 유기자차 선크림이 있어. 그리고 자외선의 종류도 파장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 파장이 큰 순서대로 자외선A, 자외선B, 자외선C가 존재해. 자외선A는 피부의 노화를 촉진하고, 자외선B는 피부 표피에서 흡수 및 산란하여 화상을 입힐 수 있어. 마지막으로 자외선C는 암을 유발하기도 하는데 다행히 오존층에서 대부분 흡수되기 때문에 우리에게는 큰 영향을 끼치지 않아.
이제 선크림이 자외선을 막아내는 원리에 대해 알아보자. 물리적 자외선 차단제는 주로 이산화티탄이나 산화아연 분말을 이용하여 자외선A를 차단해. 나노 크기의 분말을 피부에 발라 그림1과 같이 자외선A를 물리적으로 반사함으로써 피부를 보호해 줘. 높은 굴절률의 성분으로 구성되어 있기 때문에 자외선 전 영역 내에서 빛을 반사하고 산란시키는 특징이 있어. 더불어 농도가 커지면 흡수율이 높아지는 비어-람베르트 법칙3에 따라 차단제의 농도가 클수록 빛의 흡수율이 높아져.
화학적 자외선 차단제는 옥시벤존, 메테인과 같은 여러 유기화합물 중에서 5가지를 조합하여 만들어져. 피부에 스며든 자외선 차단제가 자외선B를 받으면 이중결합이 끊어져 불안정한 상태가 되었다가 기존의 안정한 상태로 돌아오게 돼. 이 과정에서 자외선B의 에너지를 열에너지로 변환시킴으로써 피부를 보호하게 되는 거지. 유기화합물들이 각각 다른 영역대의 파장을 흡수하기 때문에 다양한 유기화합물을 조합하여 쓰면 더 넓은 범위의 자외선을 차단할 수 있어.

그림 1. 자외선 차단 방식
선크림에 이런 원리가 있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아? 이젠 피부 탈 걱정 없이 놀러 가야겠어! 그럼, 안녕~!

[각주]
1. 탄소 이외의 원소만으로 이루어지는 화합물
2. 구조의 기본골격으로 탄소 원자를 가지는 화합물
3. 물질들이 빛을 흡수하는 과정에서 입사광과 투과광의 강도 비율은 그 물질의 성질에 비례함을 알려주는 식 , A = εbc / ε(흡광계수), b(조작된 빛의 진행길이), c(농도), A(흡광도)
[그림 출처]
그림 1. 김수진, 「물리적 자외선차단제 vs 화학적 자외선차단제」, 『헬스조선』, 2017.06.21 , https://m.health.chosun.com/svc/news_view.html?contid=2017062101205#google_vignette.
[참고 자료]
1. 성수광 외 1인 , 「자외선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한국생활환경학회지, 1997, p.1-5.
2. 이영혜, 「자외선차단제 고르는 법 3가지」, 『동아사이언스』, 2017.08.12 ,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19146

[공대생이 보는 세상. II]

산업경영공학과가 본 해변

글. 무은재학부 24학번 30기 알리미 권영빈

해변으로 놀러 가면 물놀이만큼 중요한 게 바로 오션뷰가 보이는 호텔이지! 호텔을 예약할 때 앱에서 자동으로 추천도 해 주네? 우리에게 호텔을 추천해 주는 추천 알고리즘인 협업 필터링이 무엇인지 알아보자! 협업 필터링은 크게 두 가지 종류로 나눌 수 있는데 바로 메모리 기반 협업 필터링과 모델 기반 협업 필터링이야. 메모리 기반 협업 필터링은 유사한 아이템이나 사용자의 정보를 활용하여 추천하는 원리로 구성되어 있어. 유사한 아이템을 활용할지, 아니면 유사한 사용자를 활용할지에 따라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과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으로 나눌 수 있지.

그림 1. 메모리 기반 협업 필터링의 종류

아이템 기반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가 선택한 아이템과 함께 선택된 빈도가 높은 아이템을 추천해 줘. 예를 들어, 책상과 의자가 함께 구매되는 경우가 많다면 책상을 구매한 사용자에게 의자도 추천해 주는 거지.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와 비슷한 성향을 지닌 다른 사용자들이 선택한 아이템을 추천해 줘. 예를 들어, 사용자 A와 B가 비슷한 성향을 보이고, B가 판타지 소설을 좋아한다면 A에게도 판타지 소설을 추천해 주는 거야. 우리가 사용하는 SNS의 친구 추천 방식도 사용자 기반 협업 필터링이 활용되었어. 그런데, 사용자들이 비슷한 성향을 지녔다는 것을 어떻게 구별할 수 있을까? 우선, 사용자가 선택한 상품에 따라서 사용자의 벡터1를 정의하고, 두 벡터의 코사인 유사도를 통해 계산할 수 있어. 코사인 각도를 계산하여 두 벡터가 가리키는 방향이 얼마나 유사한지 알아내면 두 사용자가 비슷한 성향인지 알 수 있는 것이지.
하지만, 데이터가 많을 때는 계산 시간이 길어지기 때문에 모델 기반 협업 필터링을 사용해. 모델 기반 협업 필터링은 사용자의 ‘좋아요’나 ‘싫어요’ 버튼의 클릭 여부, 찜하기 등의 피드백을 활용해. 기계학습 알고리즘을 이용해 사용자가 아직 평가하지 않았던 아이템의 평점을 예측하고, 평점이 높은 순서대로 사용자에게 추천해 주는 원리지.
우리가 사용하는 앱들에 이런 원리가 있다니! 추천 알고리즘의 원리, 정말 신기하지 않아? 그럼 나도 어서 추천받은 호텔로 가봐야겠어!

[각주]
1. 벡터 공간(vector space)을 구성하는 원소. 참고로 데이터 과학에서는 데이터의 배열을 의미함.
[그림 출처]
그림 1. 그루비. “협업 필터링.” Groobee. 2024년 6월 27일. https://groobee.net/blog/%ED%98%91%EC%97%85-%ED%95%84%ED%84%B0%EB%A7%81/
[참고 자료]
1. Charu C Aggarwal. 2016. Recommender Systems. Springer.
2. Naver D2. “거기 말고 이 호텔 어때? – 호텔 서비스 추천 시스템 도입기.” 네이버. 2023년 12월 1일. https://d2.naver.com/helloworld/2184045
3. Naver 지식백과. “AI 용어사전-벡터.” 네이버. 2024년 6월 28일.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6653636&cid=69974&categoryId=69974
4. Naver 국어사전. “표준국어대사전.” 네이버. 2024년 7월 4일

[공대생이 보는 세상. III]

반도체공학과가 본 해변

글. 무은재학부 24학번 30기 알리미 김채윤

우와~! 해변이라 그런지 모래가 정말 많네. 저 많은 모래로 무엇을 할 수 있을까? 모래성도 만들고, 가열해서 유리도 만들고… 아! 반도체도 모래로부터 만들어진다는 사실, 알고 있었어? 모래가 반도체가 되는 과정을 알아보자! 우선 모래는 대부분 실리카(Silica)라고 불리는 이산화규소(SiO2)로 이루어져 있어. 모래로부터 반도체 제작에 사용할 순수한 규소(Si)를 추출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과정을 거쳐야 해. 화학식으로 설명해 줄게.
SiO2 + C → Si + CO2
먼저 이 과정은 이산화 규소를 탄소와 반응시켜 규소를 추출하는 단계야. 이때 생성물에서 순수한 규소가 얻어질 것 같지만 사실 그렇지 않아. 생성된 규소는 MGS(Metallurgical Grade Si)라고 불리고 철, 알루미늄 등 불순물이 섞인 약 98 %의 순수한 규소야.
Si + 3HCl → SiHCl3 + H2

그림 1. 분별 증류

그다음으로 575K의 온도에서 기체 상태의 염화수소와 반응을 시켜. 이 반응은 약 90%의 트리클로로실란(SiHCl3)과 약 10%의 테트라클로로실란(SiHCl4), 그리고 일부 디클로로실란(SiH2Cl2)을 생성하고 H2는 가스로 빠져나가. 이러한 기체 혼합물은 분별 증류를 거쳐 정제할 수 있어.

그림 2. 쵸크랄스키 공정의 도식

분별 증류는 끓는점의 차이를 이용하여 혼합물을 분리하는 방법이야. 불순물이 포함된 염화물을 끓인 뒤 끓는점이 낮은 물질부터 분리해 내는 거지. 분별 증류를 통해 순수한 트리클로로실란을 얻은 뒤, 지멘스(Siemens) 공정을 사용하면 규소를 정제할 수 있어.
SiHCl3 + H2 → Si + 3HCl
이 규소는 EGS(Electronic Grade Si)로 불리고 반도체 제작에 사용될 수 있어. 생성된 규소는 쵸크랄스키(Czochralski) 공정을 사용하여 잉곳(Ingot)1으로 성장시켜. 1421℃ 이상의 온도에서 규소를 Seed Crystal에 붙여 천천히 회전시키며 끌어올리면 결정질2의 잉곳(Ingot)이 만들어져. 그리고 잉곳(Ingot)을 얇게 자른 것이 웨이퍼야. 이제 웨이퍼 위에 다수의 회로를 부착하여 반도체 집적 회로를 만드는 거야. 이것이 반도체의 기반인 셈이지! 어때, 우리 주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재료로 반도체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신기하지 않아? 반도체 공정에 대해 궁금증이 생겼다면 웨이퍼 위에서 진행되는 공정인 전공정을 공부해 보는 것을 추천할게!

[각주]
1. 고온에서 녹인 실리콘으로 만든 실리콘 기둥
2. 원자나 분자가 규칙적으로 배열되어 일정하고 특이한 내부 구조를 가지는 물질
[그림 출처]
그림 1. 위키피디아, <Fractional distillation>, 2024.06.05, https://en.wikipedia.org/wiki/Fractional_distillation
그림 2. MKS Instruments, Inc., Silicon Wafer Production, 2024.06.28, https://www.mks.com/n/silicon-wafer-production
[참고 자료]
1. MKS Instruments, Inc., Silicon Wafer Production, 2024.06.28, https://www.mks.com/n/silicon-wafer-production

[공대생이 보는 세상.Ⅳ]

물리학과가 본 해변

글. 무은재학부 24학번 30기 알리미 한예림

와~ 여름이다! 당장 시원한 바다로 뛰어들고 싶지 않아? 앗 그런데 파도의 흐름이 이상해… 이안류가 발생한 것 같아! 매년 이안류로 인해 많은 인명피해가 발생한다는데 이안류에 대해 알아볼까?

이안류는 반대 방향으로 흐르는 파도야. 일반적인 파도는 바다에서 해안으로 밀려 들어오지만, 이안류는 반대로 해안에서 바다 쪽으로 밀려 나가. 해안가로 밀려든 바닷물이 좁은 공간을 통해 빠르게 빠져나가는 흐름이 바로 이안류야. 바다의 파고1, 주기, 지형에 따라 이안류의 강도가 달라져. 이안류는 매우 빠르기 때문에 일반인의 헤엄 속도로는 빠져나갈 수 없어. ‘죽음의 물살’이라는 별명도 있을 정도지. 그럼, 이제 이안류가 왜 발생하는지 알아보자.

우선, 파도는 해수 표면에서 바람 등에 의해 에너지가 파동의 형태로 퍼져나가며 물 입자가 주기적으로 상하 운동을 하는 현상이야. 파도가 해안선에 가까워지면 바닥 부분은 마찰로 속도가 느려져. 이때 상대적으로 수면 부분은 속도가 빨라 불안정한 상태가 되어 파도의 높이가 높아져. 이러한 현상을 쇄파라고 해. 파도로 인해 해안선 부근 평균 수위에 차이가 생기면 쇄파대2에서 외해3로 향하는 흐름이 생기는데, 이 흐름을 해빈류라고 해. 쇄파로 인해 높아진 평균 수위를 완화하기 위해 해빈류가 해안선과 평행하게 흐르는 순간이 있는데, 그 흐름이 연안류야. 연안류가 외해로 급속하게 빠져나가면 이안류가 발생하는 거지.

그림 1. 이안류의 발생 방식

제 이안류의 무서움을 알겠지? 이안류에 휩쓸렸다가 바다 멀리 떠내려갈지도 몰라! 다행히 기상청에서 이안류에 대한 예보를 실시간으로 제공하고 있어. 사전에 이를 확인하여 안전한 물놀이가 되길 바라~!

[각주]
1. 물결이나 파도의 높이
2. 쇄파 발생 지역. 쇄파 시작 지점부터 해안가까지 거리
3.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바다
[그림 출처]
그림 1. 한국해양과학기술원 KIOST, 연안류와 이안류,
https://iphoto.kiost.ac.kr/www/selectPhotoInfoWebView.do?key=162&ctgryNo=1&photoInfoNo=107906&pageUnit=24
[참고 자료]
1. 김인철 외 2인, 「해운대 해수욕장의 이안류 발생기구 및 수치모의」, 『한국해안해양공학회논문집』제 23권 제 1호(2010년), 70~78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