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1호 / 알리미가 만난 사람

2024-04-30 1,331

금도희 선배님과의 인터뷰
무엇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지 생각해 보세요.

 

여러분의 꿈은 무엇인가요? 대학교에 입학하고 학교생활을 하다 보면, 많은 학생이 ‘연구’와 ‘창업’이라는 진로의 갈림길 앞에서 깊은 고민을 하곤 합니다. 이번 181호 <알리미가 만난 사람>에서는 포스텍에서 박사 학위까지 취득하시고, 이후 2019년 포브스가 선정한 30세 이하 글로벌 리더로 선정되신 버블러의 CEO 금도희 선배님의 이야기를 담아보았습니다. 그럼, 우리 함께 금도희 선배님을 만나볼까요?

 

 

#1. 전국에 있는 포스테키안 구독자들에게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포스텍 신소재공학과 학부는 09학번, 대학원은 13학번으로 졸업한 12분반 금도희입니다.

 

#2. 현재 하고 계신 일을 간단히 소개해 주세요.
저는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석사, 박사 학위 동안 연구했던 스텐트(혈관의 내강을 벌리는 기구), 내시경, 혈당 관련 기기 등 다양한 의료 기기를 실제 제품으로 만들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018년에 박사를 졸업한 뒤로는 국외에 있는 글로벌 메디컬 기업들과 함께 일하며 새로운 유형의 의료 기기를 개발하고 양산하는 일을 주된 업무로 맡고 있습니다.

 

#3. 석사, 박사 과정을 거치며 얻은 다양한 아이디어를 기반으로 ‘버블러’를 창업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연구 과정에서 어떻게 다양한 특허 아이템들을 떠올리실 수 있었는지, 그리고 그 과정에서 포스텍에서의 생활이 어떤 도움을 주었는지 궁금합니다.
보통 논문을 쓰다 보면 동기들, 선배들과 여러 논문을 읽어보게 되는데요. 저는 특이하게 책이나 논문을 통하여 아이디어를 얻기보다는 국내외 전시 또는 학회 활동을 많이 참석하며 최신 연구 동향을 직접 보고 들으면서 아이디어를 구체화하곤 했습니다. 그래서 주기적으로 배낭을 메고 포항을 떠나 서울, 미국, 유럽 등에서 열리는 유명 학회, 전시, 창업 행사, 창업 대회 등에 적극적으로 참석했습니다. 포스텍이 지원해 준 여러 기회를 놓치지 않고 다양한 행사를 경험해 보았던 것이 큰 도움이 된 것 같아요.

 

#4. 선배님께서는 지난 2019년 포브스가 선정한 30대 이하 글로벌 리더로도 선정되실 만큼 뛰어난 성과를 거두어 오셨는데요. 선배님만의 특별한 원동력에 대해 말씀해 주세요.
저는 9년 동안 포스텍에서 생활하며 박사과정까지 이수하지 못했다면 이러한 영광 또한 누리지 못했을 것입니다. 물론 공부해야 할 새로운 내용들도 많고, 많은 학점을 이수하다 보니 가끔은 하기 싫어질 때도 있었습니다. 끝이 보이지 않으니, 너무 긴 여정이 아닌가 하는 스트레스를 받기도 했어요. 가장 예쁜 청춘 시기를 연구에 매진하며 보내다 보니 하루하루를 재미있고 보람차게 보내는 것이 자연스레 제 목표가 된 것 같아요. 시험과 평가에 지칠 때도 많았지만, 아기자기한 캠퍼스에서 친구들과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고, 해가 지면 교내 주점 ‘통나무집’도 종종 방문하고, 틈나면 운동도 열심히 해보고, 근처 바닷가에서 드라이브도 하면서 열심히 연구와 공부에 매진하다 보니 어느새 졸업이 다가와 있더라고요. 제가 욕심이 많은 성향이고 독하게 노력한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하루하루를 즐기자는 마인드가 좋은 운을 가져다줄 수 있는 원동력이 된 것 같아요.

 

#5. 선배님께서 연구하고 계시는 스마트 의료기기가 굉장히 실용적인 분야로 보이는데요. 이러한 기술들을 주제로 삼아 창업을 결심하시게 된 계기를 여쭙고 싶습니다.
우선 재미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영원히 필요할 거라고 생각되는 학문을 선택해서 오랫동안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일을 하고 싶었기에, 흥미와 재미를 모두 느낄 수 있는 스마트 의료기기 분야로 파고들었던 것 같아요. 대학원에 들어가기 전까지는 창업을 고려한 적이 없었는데, 2013년 대학원 입학 후 해당 분야를 공부하던 중, 2016년~2017년 쯤에 창업 붐이 불었어요. 마침 제가 연구하고 있는 아이템이 상업화를 진행하는 데 유리한 부분이 많다 느꼈고, 그래서 “창업을 해보자!”하고 결심하게 되었어요. 여러 방면에서 노력하다 보니 경진대회에서 상을 받기도 했고, 그러면서 가지고 있던 사업 아이템이 자연스럽게 확장되지 않았나 싶어요.

 

#6. 학부 졸업 후 대학원에서 연구를 진행하시며 버블러를 창업하셨고, 버블러의 CEO이신 동시에 타 기업에서의 연구원 또한 병행하고 계신 선배님이 정말 대단하게 느껴집니다. 창업과 연구를 진로로써 고민하는 후배들에게 조언 부탁드립니다!
무엇보다 하고 싶은 일과 자신 있는 일을 선택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것 같아요. 어떤 일을 하게 되건, 대학교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난 후에는 매일 ‘일’에 부딪히게 됩니다. 인생에서 10년에서 20년 동안 공부를 했다면, 은퇴하기 전까지 40년에서 50년은 직장을 다니기 때문에, 정말 긴 시간 동안 책임감을 가지고 일에 임하게 될 텐데요. 앞으로 인생에서 상당히 많은 부분을 차지할 ‘일하는 시간’이 최대한 나에게 행복하고, 내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이 되도록 나 자신이 어떤 것을 잘하고, 어떤 것을 할 때 시간 가는 줄 모를 정도로 재미있는지를 생각해 보시면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어떤 분야에 소속되더라도 꾸준히 인정받고 좋은 사람들과 일할 기회를 얻을 수 있도록, 어디에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본인의 실력을 단단히 다지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나만의 강력한 무기와 브랜드를 잘 준비하셔서, 자신이 선택한 ‘내가 살고 싶은 삶’을 즐길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7. 마지막으로 이공계 진로를 꿈꾸며 이 글을 읽을 포스테키안 구독자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포스텍을 비롯한 대학교에서 여러 좋은 기회들을 얻으면서 자기 자신을 믿고, 최고의 아웃풋을 만들어 보세요. 멋진 포트폴리오를 가지고 있다면 해외, 국내 상관없이 어디에서든 좋은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입니다. “나만의 무기”를 확실하게 준비할 수 있는 환경을 찾아서, 여러분이 더욱 강한 사람으로 성장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포스텍에서 오랫동안 공부하며 얻은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연구와 창업에서의 성과를 모두 이루신 금도희 선배님. 인터뷰를 진행하면서, 수많은 진로의 갈림길에 선 저에게도 앞으로의 계획을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유익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습니다. 여러분도 과연 본인만이 가질 수 있는 무기는 무엇일지 고민하고, 그것을 발휘할 진로 분야를 찾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바쁘신 와중에도 포스테키안 구독자 여러분을 위해 시간을 내 주신 금도희 선배님께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전하며 글을 마칩니다.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김세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