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4 181호 / 공대생이 보는 세상

2024-04-29 92

[공대생이 보는 세상. I]

생명과학과가 본  문구점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김세민

다들 초등학생 때 씨몽키 한 번쯤은 키워봤지? 문구점에 파는 씨몽키를 친구들과 사서 함께 알을 부화시켜 보았던 기억이 새록새록 떠오르네. 이 가루 같은 알들이 물에 넣어두면 살아 움직이는 생물로 부화한다는 점, 정말 놀랍지 않아? 우리 한번 씨몽키의 알이 부화할 수 있는 이유를 알아보자!

그림 1. 아르테미아의 내구란

시중에 판매되는 씨몽키는 아르테미아1 (Artemia)의 알이 고온에서 건조된 상태로 유통돼. 그렇다면 어떻게 건조된 상태로 유통된 생물의 알이 죽지 않고 부화할 수 있을까? 그 비밀은 바로 크립토바이오시스(Cryptobiosis)에 있어. 크립토바이오시스란, 불리한 환경 조건에 반응하여 활동성을 극도로 낮춘 휴면 상태를 이야기해. 크립토바이오시스에는 건조 시 발현되는 Anhydrobiosis, 공기 중 산소 농도가 낮을 경우 발현되는 Anoxybiosis, 극저온에서 발현되는 Cryobiosis 등 여러 종류가 있는데, 생물 종마다 발현 기작이 모두 달라. 산소가 부족한 환경에서 휴면 상태가 발현되는 아르테미아와 달리 건조 환경에서 휴면 상태가 유지되는 예쁜꼬마선충, 건조, 산소 부족, 삼투압, 온도 등 다양한 요인을 인식하는 곰벌레 등 다양한 생물들이 크립토바이오시스를 통해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가고 있어. 휴면 상태에서는 번식, 발달 복구 등의 모든 대사 및 생명 활동이 중단되고, 오랜 시간 동안 외부 영향 없이 생명을 이어갈 수 있어. 아르테미아의 경우에는 산소 농도가 낮은 환경에 처하게 되면, 키틴2질로 둘러싸인 단단한 내구란을 낳고 죽게 돼. 이 내구란 속에서는 기존 단백질의 기능을 대체하는 여러 간이 단백질과 고농도로 농축된 이당류3를 통해 장기간 휴면을 하다가, 외부 환경이 부화에 적절한 환경이 될 때 다시 부화해서 살아가게 되는 것이지.

문구점에서 흔히 보이던 씨몽키에 이렇게 깊은 비밀이 숨겨져 있었다니, 정말 신기하지 않아? 지금 당장 크립토바이오시스에 대해서 더 공부해 봐야겠어! 난 도서관으로 가볼게. 안녕!

[각주]
1. 새우에 비해 플랑크톤에 가까운 수생 갑각류들의 통칭으로, Brine shrimp로도 불림
2. N-아세틸글루코사민이 긴 사슬 형태로 결합한 중합체 다당류로, 절지동물의 단단한 표피와 허물, 연체동물의 껍질, 균류의 세포벽 구성성분으로 사용
3. 두 개의 단당류가 글리코사이드 결합으로 연결될 때 형성되는 당. 대표적인 이당류의 종류에는 수크로스(설탕), 젖당, 엿당 등이 있음
[그림 출처]
그림 1. 위키피디아, <Brine Shrimp>, 2024.02.23, https://en.wikipedia.org/wiki/Brine_shrimp
[참고자료]
1. 위키피디아, <Crpytobiosis>, 2023.10.31, https://en.wikipedia.org/wiki/Cryptobiosis
2. 위키피디아, <Chitin>, 2022.11.16, https://ko.wikipedia.org/wiki/%ED%82%A4%ED%8B%B4
3. Exploring our fluid Earth, <Weird Science: Cryptobiosis>,
 https://manoa.hawaii.edu/exploringourfluidearth/biological/what-alive/properties-life/weird-science-cryptobiosis
4. Morris, J. E., and B. A. Afzelius. “The structure of the shell and outer membranes in encysted Artemia salina embryos during cryptobiosis and development.” Journal of Ultrastructure Research 20.3-4 (1967): 244-259.
5. Miller, David, and Alexander G. McLennan. “The heat shock response of the cryptobiotic brine shrimp Artemia—II. Heat shock proteins.” Journal of Thermal Biology 13.3 (1988): 125-134.


[공대생이 보는 세상. II]

화학과가 본  문구점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김정연

앗, 손에 순간접착제가 묻었잖아? 빨리 씻어내야겠어! 근데 어쩌지? 벌써 굳어버렸네. 분명 튜브 안에선 끈적한 액체 상태로 있었는데, 왜 바로 굳어버린 걸까?

먼저 접착의 원리부터 알아보자. 접착에는 다양한 종류가 있는데, 순간접착제에는 바로 분자 간 힘을 이용한 접착이 사용돼. 분자 간 힘 중에서도 반데르발스 힘을 이용한 경우지. 그렇다면 반데르발스 힘은 무엇일까? 반데르발스 힘은 비극성분자1, 혹은 비극성분자 내의 부분 간의 힘이야. 분자 내에 있는 전자는 항상 움직이는데, 이에 따라 일시적으로 분자 내에서 전자 밀도의 불균형이 생겨. 분자 내 전자 밀도의 차이로 인해 순간적으로 전기적 극성이 발생하는데, 이로써 분자 간에 인력이 생기는거야. 이 분자 간 인력을 통해 서로 다른 물체들이 결합하는 거지.

그림 1. 반데르발스 힘

그림 2. 시아노아크릴레이트의 중합 반응

그렇다면, 왜 튜브 밖으로 짜내야만 접착 효과가 나는 걸까? 그 이유는 순간접착제의 재료 때문이야! 순간접착제는 시아노아크릴레이트2로 이루어져 있어. 시아노아크릴레이트의 특별한 점은 음이온을 가진 물질에 의해 매우 빠른 중합 반응이 일어난다는 거야. 중합 반응이란, 작은 분자들이 서로 결합하여 거대한 고분자를 만드는 반응이야. 여기서 시아노아크릴레이트는 OH-를 가진 물 분자와 닿았을 때 급속도로 중합 반응이 일어나. 그래서 튜브 밖으로 빠져나와 공기 중의 수분과 닿게 될 때 중합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지. 중합 반응의 과정에서 시아노아크릴레이트 단량체3들이 서로 결합 하여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중합체4를 형성해. 이때, 단량체들이 그림 2처럼 일렬로 정렬된 중합체가 되는 것이 핵심이야! 정렬되지 않은 단량체일 때는 반데르발스 힘이 여러 방향으로 뒤죽박죽 작용하지만, 정렬된 중합체일 때는 반데르발스 힘이 한 방향으로 합해져서 강해지기 때문에 접착 효과가 나는 거야. 어때? 이제 순간접착제가 튜브 밖에서 굳어진 이유를 알겠지? 그럼 난 손이나 닦으러 가야겠다~

[각주]
1. 극성을 나타내지 않거나 있더라도 아주 작은 극성 현상을 나타내는 분자
2. 아크릴레이트의 시안화물 유도체인 화합물의 종류 중 하나
3. 중합을 거쳐 고분자의 필수 구조에 구성 단위를 제공하는 분자
4. 단위체가 반복되어 연결된 고분자의 한 종류
[그림 출처]
그림 1. 아스파라거스, [화학물질]접착제, Chemistry Blog(블로그), 2021년 2월 18일, https://m.blog.naver.com/asparagus_chem/222247830355
그림 2. What are van der Waals Forces?, Chemistry Learner, https://www.chemistrylearner.com/chemical-bonds/van-der-waals-forces
[참고자료]
1. 황선일. 시아노아크릴레이트 접착제의 개발동향.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
2. 아스파라거스, [화학물질]접착제, Chemistry Blog(블로그), 2021년 2월 18일, https://m.blog.naver.com/asparagus_chem/222247830355


[공대생이 보는 세상. III]

컴퓨터공학과가 본  문구점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윤현서

공대생의 필수품 중 꼭 빠지지 않는 것이 바로 공학용 계산기라고 하던데… 우리가 직접 하기 어려운 계산도 완벽하게 해내는 이 계산기의 원리가 궁금하지 않니?

디지털 계산기와 컴퓨터는 용도, 형태가 다를 뿐 기본 원리는 비슷해. 실제로 계산기에는 컴퓨터에서 모든 컴퓨팅 장치의 두뇌 역할을 하는 CPU가 있거든. 그러니 똑똑한 계산기의 비밀은 바로 CPU에 있었던 거지! CPU의 구성 요소 중에는 ALU(Arithmetic Logic Unit)가 있는데, ALU가 제어 장치의 명령에 따라 실제로 연산을 수행하는 역할을 해.

그럼 ALU가 연산을 처리하는 원리에 대해 구체적으로 살펴보자. 컴퓨터의 경우가 그렇듯, CPU가 연산을 2진수1로 처리한다는 것은 알고 있지? ALU는 입력받은 10진수 데이터를 2진수로 변환해. 예를 들어 우리가 계산기에 6을 입력하면 계산기 내부에서는 110(2)2으로 처리되는 거지. 이후 연산 선택 신호에 의해 어떤 종류의 연산을 수행될지가 결정돼. ALU에는 다양한 연산을 수행하기 위해 0과 1에 대한 논리 연산을 담당하는 논리 게이트가 존재하고, 그 종류로는 AND, OR, NOT, XOR 게이트가 있어. 각 게이트는 그림 1과 같이 2진수 입력이 주어질 때 특정 논리 연산을 수행하여 그 결과를 출력으로 내보내지. 가장 간단한 덧셈을 예로 들면, 덧셈을 연산하기 위해서는 OR과 AND 게이트로 이루어진 가산기가 필요해. 이때 가산기는 5 + 6을 101(2) + 110(2)으로 처리하여 자릿수별로 더하고, 아래 그림 2과 같이 자리 올림(Carry)과 합(Sum)을 구분하여 계산하는 거야.

그림 1. 게이트별 진리표

그림 2. 가산기의 논리 회로와 진리표

우리가 입력한 복잡한 식이 계산기 내부에서는 논리 게이트들의 조합으로 표현되니 이렇게 빠르게 연산을 처리할 수 있구나! 그럼 우리도 계산기처럼 연산을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는 그날까지 열심히 공부하러 가볼까?

[각주]
1. 0과 1이라는 두 개의 숫자만을 사용하여 수를 나타내는 진법
2. 숫자 옆에 작게 (2)를 덧붙이는 것이 이진법의 표현, 주로 수학에서 쓰임
[그림 출처]
그림 1. Abels, S., & Khisamutdinov, E. (2015, December). Nucleic Acid Computing and its Potential to Transform Silicon-Based Technology. DNA and RNA Nanotechnology
그림 2. Tarun Malik. (2011). STUDY AND APPLICATIONS OF LIQUID BEHAVIOR ON MICROTEXTURED SOLID SURFACES
[참고자료]
M. Morris Mano. 『Digital Design With an Introduction to the Verilog HDL, VHDL, and System Verilog』. Pearson Education, 2018.


[공대생이 보는 세상. III]

물리학과가 본  문구점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이현민

앗! 오늘 수행평가 제출 날인데 집에서 프린트해 오는 걸 깜빡했네. 급한 대로 문구점에서 프린트해야겠어. 그런데 프린터기는 어떻게 인쇄물을 빠르게 출력해 줄 수 있을까? 그리고 금방 나온 출력물이 따뜻한 이유는 뭐지? 너희도 궁금하지 않아?

우선, 프린터기는 컴퓨터에서 전송된 텍스트나 이미지를 용지에 출력해 주는 장치야. 프린터기에는 여러 종류가 있는데, 크게 인쇄 헤드가 용지와 직접적으로 접촉하는 충격식 프린터기와 직접적으로 접촉하지 않는 비충격식 프린터기로 분류돼. 비충격식 프린터기 중에는 현재 많이 사용되는 것으로 잉크젯 프린터기와 레이저 프린터기가 있어. 그럼 이제부터 고해상도 출력물을 빠르게 출력할 수 있는 레이저 프린터기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자.

그림 1. 레이저 프린터기의 구성                  그림 2. 드럼이 이미지를 만드는 원리

레이저 프린터기의 핵심 원리는 바로 정전기력1에 있어. 그림1에서 볼 수 있듯이 프린트의 첫 단계는 레이저 유닛을 사용하여 이미지를 용지에 전달하는 것으로 시작돼. 컴퓨터에서 인쇄 명령을 내리면, 이미지는 레이저 신호로 변환되고, 레이저 신호로 변환된 빛은 회전하는 거울에 반사되어 드럼2에 투사하게 되지. 드럼은 그림2와 같이 레이저 빛이 닿는 부분과 닿지 않는 부분을 구별하여 각각 음전하와 양전하를 띠게 만들어. 그다음 드럼 위에 검은 분말인 토너를 뿌리게 되는데 이는 본래 양전하를 띠고 있기에 인력에 의해 레이저 빛이 닿은 부분에 옮겨 앉게 돼. 이렇게 되면 토너를 통해 이미지가 종이 위로 전송되는 거야. 종이 위에 토너가 올려지게 되면 고온의 롤러3에 의해 압착되어 토너가 용지에 녹아 붙게 되는 것이지! 갓 인쇄된 종이가 따뜻한 이유가 여기에 있다는 점도 알 수 있겠지? 이러한 과정을 통해 레이저 프린터기는 고품질의 출력물을 제공하며, 비교적 빠른 인쇄 속도를 유지할 수 있게 되는 거야.
이제 궁금증도 풀렸으니 학교에 지각하지 않게 빨리 뛰어가야겠어! 그럼 안녕~!

[각주]
1. 정지해 있는 전하 사이에 작용하는 인력이나 척력
2. 레이저 프린터기 내에서 특수 코팅이 되어 있는 금속 실린더
3. 레이저 프린터기의 구성요소로, 프린트지가 프린터기를 통과하도록 도와주는 장치
[그림 출처]
그림 1. 잉크피아, <레이저 프린터의 기술에 대해 알아봅시다.>, <<프린터 꿀지식>>, 2017.06.21,
https://blog.naver.com/inkpia01/221034077006
그림 2. 자바테크, <OPC 드럼이란?>, <<재생토너 이야기>>, 2017.10.12, https://blog.naver.com/kukuny/221115158252
[참고자료]
1. 최호섭, 「도트, 잉크젯, 레이저…프린터는 어떻게 진화하고 있을까」, 『동아사이언스』, 2016.05.08, https://m.dongascience.com/news.php?idx=11962
2. 채영민 외 3인, 「Laser 프린터에 응용되는 유도가열 기술」, 전력전자학회지, 2005, p.1-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