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3 180호 / 기획특집 ① / 상온상압 초전도체

2023-12-12 783

상온상압 초전도체 : LK-99


올여름 전 세계를 떠들썩하게 만든 과학계 이슈가 있었습니다. 바로 2023년 7월 22일, 국내 연구진이 LK-99에 대한 논문을 공개하며 상온.상압 초전도체를 발견했다고 주장한 것인데요. 이 발표는 세계 유수의 대학과 연구소에서 관심을 가지고 LK-99를 검증하려는 노력으로 이어졌습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0이라는 점에서 상용화됐을 때의 그 가치와 이점이 큽니다. 그런데 초전도체는 단순히 저항만 0인 물질이 아니라는 점 알고 계신가요? 이번 기획특집을 통해 초전도체에 대해 더욱 자세히 알아봅시다!

 


 

[초전도체의 정의와 물리적 특성]

 

올여름 상온.상압 초전도체라 주장된 LK-99로 인해 초전도체에 대한 관심이 정말 뜨거웠습니다. 초전도체가 많은 주목을 받는 이유는 바로 저항이 0이라는 것과 같은 놀라운 특성들 때문입니다. 하지만 초전도체의 자세한 정의와 특성 등에는 그 명성에 비해 다소 생소한 개념이 많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그럼 이번 꼭지에서 초전도체란 무엇인지 알아봅시다.

 

초전도체의 발견

20세기 초, 과학자들은 극저온에서 금속의 전기 저항이 어떻게 변할지에 관심을 쏟고 있었습니다. 온도를 아무리 낮추더라도 불순물이나 결함에 의해 저항이 잔존한다는 매티슨 규칙을 비롯하여, 극저온 금속의 전기 저항에 대한 다양한 예측이 존재했습니다. 1911년, 카메를링 오네스는 극저온에서의 전기 저항이 어떻게 변할지 직접 실험해 보기로 하였습니다. 그는 수은의 온도를 내리며 전기 저항을 측정하던 중 4.2K의 온도에서 전기 저항이 갑자기 0으로 뚝 떨어지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것이 바로 최초의 초전도 현상 발견 사례였습니다. 그런데, 금이나 구리보다 전기 전도성이 낮은 수은이 왜 첫 번째 초전도체로 발견되었을까요? 그 이유는 바로 금속을 정제하려면 금속을 녹여야 하는데, 수은은 녹는점이 낮아 녹이는 과정에서 다른 기체 등이 많이 섞이지 않아서 잘 정제할 수 있었습니다. 따라서 수은은 섞인 불순물이 다른 금속에 비해 적기 때문에 매티슨 규칙의 관점에서 유리했던 것입니다. 첫 번째 초전도체의 발견을 시작으로, 초전도체 연구는 지금까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럼, 이제 초전도체의 정의와 더 자세한 원리를 알아봅시다.

 

초전도체의 정의

초전도체란 무(無) 저항과 더불어 특별한 자기적 성질을 가지는 도체입니다. 초전도체에 나타나는 초전도 현상은 대표적으로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특정 온도 이하에서 전기 저항이 0이 되는 것입니다. 전기 저항이 0이 되면 도체 안에서 전류는 전기 에너지 손실 없이 흐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초전도체라고 해서 전기 저항이 항상 0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초전도체는 직류 전류에서만 전기 저항이 0이 되고, 교류 전류가 흐를 때는 교류 손실이 발생한다는 한계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두 번째는 마이스너 효과(Meissner Effect)입니다. 마이스너 효과는 물질이 초전도 상태로 전이되며 물질 내부에 침투해 있던 자기장이 외부로 밀려나는 현상으로 이후에 더 자세히 다루어 보겠습니다.
사실 초전도성의 발현 조건은 매우 까다롭습니다. 초전도성은 무작정 온도만 낮춰서는 발현될 수 없는데요. 초전도체의 온도를 특정 온도 이하로 낮추는 것 말고도, 흐르는 전류와 가해진 자기장 역시 특정 세기 이하여야만 한다는 조건을 동시에 갖추어야 합니다. 이때 각 조건의 특정 값을 임계온도(Tc), 임계전류밀도(Jc), 임계자기장(Hc)이라 부릅니다. 그림 1을 보면 초전도체가 파란색으로 표현된 초전도 돔 내부의 상태에 있을 때 세 조건을 모두 만족하여 초전도성이 발현됩니다.

 

마이스너 효과

전기 저항의 변화와 더불어 초전도체의 가장 대표적인 특성은 마이스너 효과입니다. 앞서 마이스너 효과는 물질이 초전도 상태로 전이되며 물질 내부에 침투해 있던 자기장1이 외부로 밀려나는 현상이라고 하였습니다. 그림 2에서 보이는 선들은 ‘순’ 자기 선속2의 분포입니다. 이들은 마치 외부 자기장에 의한 자기 선속이 물질 내부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것처럼 보입니다. 이것은 초전도체 내부에 존재하는 외부 자기장을 완벽히 상쇄시키는 새로운 자기장이 발생한 것(완전 반자성)으로 이해할 수 있습니다.3 한 가지 주목해야 할 것은, ‘침투해 있던 자기장이 밀려난다’는 표현입니다. 완전 도체의 경우 약한 자기장을 가해준 상태에서 물질을 냉각시키면 물질 내부의 총 자기 밀도가 0이 아니게 됩니다. 하지만 초전도체는 이와 다르게 약한 자기장을 가해준 상태에서 물질을 냉각시키더라도 물질 내부의 총 자속밀도4는 0이 됩니다. 자기장을 가한 상태에서 물질을 냉각하든, 자기장을 가하지 않은 상태에서 물질을 냉각하든 초전도체는 그것의 내부에 자속밀도가 존재하는 것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과연 초전도체는 정말 ‘완전’ 반자성일까요? 초전도체 내부의 전류, 전기장, 및 자기장에 대하여 두 가지 방정식, 런던 방정식과 앙페르 회로 법칙을 잘 조작하면 다음과 같은 형태의 방정식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기서 λ는 외부 자기장이 초전도체의 내부에서 얼마나 빠른 속도로 감소하는가를 결정하는 값으로 런던 투과 깊이라고 부릅니다. 간단한 예로, 초전도체 경계면에 접하는 벡터(접선벡터)가 초전도체에 가해지는 외부 자기장의 방향과 평행하고 초전도체 경계면에 수직하는 방향을 +x 방향이라고 한다면, 초전도체 내부의 자기장 크기는 다음의 방정식을 따릅니다.

그림 3에서 볼 수 있듯이, 외부 자기장이 초전도체 내부로 깊이 침투할수록 자기장의 세기는 아주 빠르게 0에 가까워집니다. 초전도체는 내부의 총 자속밀도가 0, 즉 완전 반자성을 띤다고 말하지만 실제로 자속밀도는 초전도체의 경계면에서 급격히 0이 되는 것이 아니라 아주 작은 깊이 만큼 침투하는 것이죠. 하지만 일반적인 초전도체에서 이 침투 깊이는 50~500nm 사이로 매우 작기 때문에 편의상 적당한 크기의 물질은 완전 반자성을 띤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초전도체의 종류

초전도체는 물리적 특성에 따라 1종 초전도체와 2종 초전도체로 나눌 수 있습니다. 1종 초전도체는 주로 순수한 금속 물질로 이루어져 있고, 2종 초전도체는 일반적으로 세라믹 합금5 및 복합 산화물6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1종 초전도체는 임계온도, 임계전류밀도, 임계자기장 등이 작아 초전도 발현 조건을 만족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존재하기 때문에, 2종 초전도체는 1종 초전도체에 비해 초전도 발현 조건을 만족하기 쉬워 응용하기 좋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또한 1종 초전도체와 2종 초전도체의 가장 큰 차이는, 자기 선속이 물질의 모든 부분을 침투할 수 없는 1종 초전도체와 달리 2종 초전도체는 물질의 부분적으로 자기 선속이 투과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이 현상은 2종 초전도체가 혼합 상태(Mixed State)일 때 일어나는데, 혼합 상태는 초전도체와 상전도체7가 공존하는 상태로, 물질 부분적으로 초전도성을 띱니다. 아래 그림 4에서의 혼합 상태는 하부 임계자기장(Hc1)과 상부 임계자기장(Hc2) 사이의 영역입니다. 혼합 상태의 2종 초전도체는 그림 5처럼 불순물 같이 국부적으로 초전도성이 약해진 부분에 자기 선속이 고정되는 현상인 자기 선속 고정(Flux Pinning)을 보이기도 하는데요. 자기 선속 고정으로 인해 자석 위에 뜬 2종 초전도체는 해당 위치에 안정적으로 떠 있을 수 있습니다. 자석에 대한 초전도체의 위치가 3차원 상으로 고정되었다, 갇혔다는 의미로 양자 고정(Quantum Locking)이라고 표현하기도 하는데요. 양자 고정을 이용하면, 자석 위에 초전도체를 띄우는 것 뿐만 아니라 자석 밑 공중에 초전도체가 마치 매달린 것처럼 만들 수 있습니다. 온도가 증가할수록 초전도체를 투과하는 자기 선속이 점점 증가하고, 임계 온도에 도달하면 자기 선속이 물질의 모든 부분을 투과하여 초전도성을 잃고 물질은 떨어지게 되는 것이죠.

첫 번째 꼭지에서는 초전도체의 발견부터 정의, 그리고 흥미로운 특성을 알아보았습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이름으로 알려진 초전도체, 이제 무엇인지 감이 오셨나요? 그럼 초전도체의 양자 역학적 원리를 다음 꼭지에서 알아봅시다!

 

(글) 무은재학부 23학번 29기 알리미 김정연

 

[각주]

1. Magnetic Field, 자기력선이 자리를 차지하는 범위. 기호 H.
2. Magnetic Flux, 임의의 평면을 관통하는 자기력선의 총 개수. 기호 Φ.
3. 반자성을 띠는 대부분의 물질들은 렌츠의 법칙과 유도기전력에 의해 외부에 반발하는 자기장의 생성을 설명할 수 있지만, 초전도체의 완전 반자성 효과는 이와 달리, 양자 역학적 관점에서의 설명이 필요.
4. Magnetic Flux Density, 임의의 평면을 관통하는 자기 선속을 그 면적으로 나눈 값. 기호 B.
5. 열과 냉각. 활동으로 마련된 무기 화합의, 비금속 고체인 세라믹과 금속의 조합으로 만들어진 물질.
6. 산소와 두 개 이상의 다른 원소들을 화학적으로 결합시켜 형성한 화합물.
7. 초전도 현상을 일으키지 않는 도체.

 

[참고자료]

1. “초전도이야기. 초전도란?” 「한국초전도학회」. http://acoms.atit.co.kr/~kss1/7s_2. html.
2. 최형순. “액체의 재발견 [2]: 영원히 얼지 않는 액체 헬륨 이야기.” 「HORIZON」. 2021년 5월 7일. https://horizon.kias.re.kr/17558/.
3. A.C. Rose-Innes and E. H. Rhoderick. 「기초 초전도물리학」. 김영철, 정대영 옮김. 겸지사, 1996.
4. “Comparison of Type – I and Type – II Superconductors.” 「Electrical 4 U」. 2020. https://www.electrical4u.com/comparison-of-type-i-and-type-ii-superconductors/#google_vignette.
5. van Der Beek. “Flux pinning.” HAL open science. 2020. https://hal.science/hal-03049926/document.
6. “What are Josephson junctions? How do they work?” 「scientific american」. 1997. https://www.scientificamerican.com/article/what-are-josephson-juncti/.

 

[그림 출처]

그림 1. 모아이문. “Superconductor(초전도체의 현상)” 「모아이문 & 문데플 일상블로그」. 2017년 5월 12일 발행. https://m.blog.naver.com/PostView.naver?isHttpsRedirect=true&blogId=mhj4615&logNo=221003764396
그림 2. “Magnetic Levitation.” Classroom Physics Demos. https://demos.smu.ca/demos/e-n-m/197-magnetic-levitation.
그림 3. R Nave. “Characteristic Lengths in Superconductors.” HyperPhysics. http://hyperphysics.phy-astr.gsu.edu/hbase/Solids/chrlen.html.
그림 4. “Comparison of Type – I and Type – II Superconductors.” 「Electrical 4 U」. 2020. https://www.electrical4u.com/comparison-of-type-i-and-type-ii-superconductors/#google_vignette.
그림 5. “Flux Pinning.” 「Wikipedia」. last modified August 15, 2023. https://en.wikipedia.org/wiki/Flux_pinn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