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2 여름 / 포커스

2022-07-15 175

 

<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 5기 – 노준석 교수님을 만나다! >

안녕하세요, 포스테키안 독자 여러분! 만나서 반갑습니다. 포커스 5기이자 정현고등학교 2학년 학생인 임태인, 정유찬입니다. 저희는메타물질연구로 세계적으로 저명하신 노준석 교수님을 인터뷰하였습니다. 메타물질에 관한 이야기뿐만 아니라 뛰어난 학자가 되시기 전 잠시 방황하셨던 교수님의 인생 이야기와 조언 또한 담았으니, 저희가 듣고 느낀 것이 여러분에게도 전달되길 바랍니다. 그럼 시작하겠습니다!

 

 

[임태인&정유찬] 교수님께서 연구하시는 메타물질은 무엇이고 메타물질의 예시로는 무엇이 있나요?

[노준석 교수님] 우선 용어부터 알아보자면, ‘메타’란 그리스어로 ‘기이한’이라는 뜻을 가진 단어입니다. 그래서 메타물질이란 기존의 자연계에서는 존재하지 않던 초월적인 특성과 기이한 성질을 가진 물질을 의미하게 되는 것입니다. 이런 기이한 성질을 가진 기이한 물질을 만들기 위해서 저희는 인공 원자를 만듭니다. 아예 없던 원소를 만드는 것은 아니고, 원소가 각각의 성질을 가진 것처럼 특이한 성질을 가지는 기본 단위체를 만드는 것이에요. 예를 들어보자면, 다이아몬드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물질 중에서 가장 단단하다는 성질을 가졌잖아요? 메타물질을 연구하는 사람들은 다이아몬드보다 수십 또는 수백 배 더 단단한 기계적 성질을 가진 인공 원자를 만드는 겁니다. 또는 우리가 컵에 있는 빨대를 보면 빨대가 양의 방향으로 약간 굴절된 것을 볼 수 있는데, 음의 굴절률을 가진 메타물질을 만들어내서 빨대가 반대로, 그러니까 ‘ㄱ’ 자 모양으로 꺾인 것처럼 보이게 만들 수도 있죠. 이렇게 빛의 굴절률을 이용한 저의 연구 중에는 투명 망토를 구현한 메타물질도 있습니다.

 

[임태인&정유찬] 정말 흥미롭군요! 그렇다면 이러한 기이한 성질을 가지는 메타물질의 공정 과정은 어떻게 되나요? 특히 투명 망토의 원리와 공정 과정이 궁금합니다!

[노준석 교수님] 기본적으로 메타물질은 특이한 성질을 가지는 기본 단위체인 인공 원자이기 때문에 크기가 매우 작습니다. 사물을 볼 수 있는 가시광선 영역에서의 메타물질을 위해서는 빛의 파장보다 훨씬 작은, 수십 nm에서 수백 nm크기의 인공적인 구조체 설계가 필요하죠. 우리가 돌을 깎거나 할 때 드릴이 필요한 것처럼 나노 구조를 만들 때도 송곳의 역할을 해줄 것이 필요해요. 그런데 송곳도 크기가 작아지다 어느 특정한 크기 이하가 되면 더 이상 구멍을 뚫지 못하고 부러져버립니다. 그래서 ‘집속이온빔 기술’이란 것을 이용하게 됩니다. 네온이나 아르곤 같은 비활성 기체의 이온이 송곳 역할을 하게 한 기술인데요. 네온과 아르곤이 비활성 기체이기 때문에 운동량이 매우 커서, 이것들을 표적에 발사해 주게 되면 구멍을 송송 뚫을 수 있고, 무언가를 새기거나 모양을 만들어낼 수 있게 됩니다.

투명 망토의 경우에는 간단히 말하자면 빛이 어떤 물체와 상호작용하지 않고 빙 돌아서 가게 만든 것입니다. 우리가 무언가를 보려면 그 무언가에 빛이 부딪혀 반사되고 그 빛이 우리 눈에 들어와야 하는데요. 그렇다면 빛이 물체와 부딪히지 않고 빙 둘러서 지나가게 하면, 그 빛은 물체의 뒤에 있는 배경과 부딪혀 다시 우리의 눈으로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결국 우리는 물체가 있는 자리엔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이죠. 이것은 마치 물을 정해진 수로를 따라 이동하게 만드는 것과 같은데요. 음의 굴절률을 가지는 메타물질을 만들어 감추고 싶은 물체에 덮어 놓으면 아까 말씀드린 원리를 통해 투명 망토를 씌운 효과를 낼 수 있게 되죠. 또한 이것을 소리의 영역까지 확장하면 스텔스 잠수함에 쓰이는 ‘수중 스텔스 메타표면’이나 지진의 파동에 영향을 받지 않는 건물도 만들 수 있습니다.

 

[임태인&정유찬] 그렇군요. 그러나 역사적으로 화학이나 기술이 발전함에 따라 이것들이 악용되는 사례들이 많이 있는데요. 교수님은 메타물질이 악용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노준석 교수님] 네. 일단 메타물질이 악용될 가능성은 분명히 존재합니다. 그러나 아직 기술은 상용화가 될 정도로 완성이 되지 않았을뿐더러, 이를  반대로 악용하지 못하도록 막는 방법들 또한 연구가 되고 있기 때문에 당장에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습니다.

 

 

[임태인&정유찬] 노준석 교수님은 굉장한 연구 실적을 거두는 학자가 되셨지만, 과거에는 예상외로 방황을 하셨다는 것을 들었습니다. 저희도 중학생 시절 잠시 방황을 한 경험이 있어 교수님의 이야기에 감정이입이 되었는데요, 어떤 일이 있으셨고 어떻게 지금의 교수님이 되신 건지 말씀 부탁드립니다.

[노준석 교수님] 저는 고등학생 때는 자의 반 타의 반으로 열심히 공부해서 좋은 대학에 들어갔는데요, 대학생이 되어보니 고등학생 때와는 달리 아무리 공부를 안 해도 주변에서 말리는 사람이 없더라고요. 게다가 저는 외국어고등학교를 다닌 문과였기 때문에 수1이나 수2도 배우지 않았어요. 그 상태로 기계항공공학부에 진학하게 되니 과학고등학교에서 온 이과 친구들을 따라가기 벅차더라고요. 그렇게 되면서 점점 공부를 멀리하게 되고 음주나 게임과 가까워졌죠. 결국 성적은 바닥이 되었고, 고등학교 때 저보다 성적이 낮았던 친구들이 사법고시에 합격하여 법조인이 되는 등 오히려 저보다 잘 되는 일도 있었죠. 저도 친구들 따라서 변리사 시험 준비도 해보고, 프로게이머 구단 테스트도 보는 등 다양한 시도를 해봤지만 잘되지 않았던 것 같아요. 그렇게 저는 9년이라는 시간이 흘러서야 학부를 졸업하게 되었고, 대학원에 가게 되었습니다. 대학원도 급하게 준비하여 갔던 터라 이 길이 정말 맞는 건지 회의감에 빠지게 되었죠. 그러다 우연히 투명 망토를 연구하는 연구실을 알게 되었고, 어릴 적부터 꿔왔던 과학자의 꿈을 이루고자 그곳에서 박사 과정을 밟게 되었습니다. 고등학교 때는 8시간씩 자면서 공부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4시간 정도밖에 자지 못하고 있을 정도로 바쁘게 살고 있습니다. 교수라는 직업은 교육, 연구, 행정, 학회 활동 등 많은 일을 하기 때문이죠. 하지만 저는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있기 때문에 즐겁게 일하고 있습니다.

 

[임태인&정유찬] 마지막으로 교수님의 경험을 토대로 이공계 진로를 꿈꾸지만 확실한 직업을 정하지 못한 학생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노준석 교수님] 저는 본인이 ‘잘하는 일이 무엇인지’, ‘하고 싶은 일이 무엇인지’, ‘그에 따른 장애물과 고민은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단기적인 목표는 무엇인지’를 생각해 보길 추천해 드려요. 또한, 누구나 덜 일하고 더 받고 싶어 하지만 세상에 그런 길은 없습니다. 평생의 업을 택할 땐 자신의 행복이 우선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저희가 전해드리는 이야기는 여기까지입니다! 인생의 어려움을 극복해 내신 노준석 교수님의 이야기가 독자 여러분께도 좋은 영감이 되길 바랍니다. 이 자리를 빌려서 저희에게 좋은 경험을 하게 해주신 포스텍 알리미분들, 귀한 시간 내주신 노준석 교수님께 감사 인사를 드립니다. 그럼 이만, Well Done!

 

글 / 정현고등학교 2학년 임태인 정유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