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1 여름호 / 포커스

2021-07-20 341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 1기,
포스텍 조민수 교수님을 만나다!

 

안녕하세요! 상산고등학교 3학년 표승현, 이동준입니다. 포커스 1기로 첫 활동을 하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이번 호에서는 ‘컴퓨터 비전’ 분야 연구자로 저명하시고,
또 포스텍 내에서는 훌륭한 인품으로 소문이 자자하신 컴퓨터공학과 조민수 교수님을 모시게 되었습니다. 인공지능의 현주소와 미래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는데요. 굉장히 다양하고 유익한 대화를 나누었고, 그중 저희가 인상 깊었던 답변을 선정했습니다. 그럼 어떤 대화가 오고 갔는지 자세히 알아볼까요?

Q1

오늘날엔 정말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을 만나볼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앞으로 인공지능이 활용되면 좋을 것 같다고 생각하시는 분야가 있을까요?

오늘날에도 사람들이 위험한 일들을 많이 하잖아요. 이런 일들을 인공지능이 대체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합니다. 뉴스를 보면 힘든 일을 하시다가 사고를 당하시는 분들이 많아요. 열악한 작업 환경에서 근무하시다가 피해를 보는 경우나 소방 작업을 하시다가 사고를 당하는 경우를 예로 들 수 있겠죠. 인공지능뿐 아니라 로보틱스 기술도 발전이 이루어져야 가능할 테지만 사람이 행하는 고된 일들을 대신 감당해 주는 분야가 점점 넓어졌으면 좋겠습니다. 하지만 이런 변화에는 문제가 사실 있어요. 원래 일을 하시던 분들이 직업을 잃게 되잖아요. 이런 문제는 저희 같은 인공지능 연구자들, 과학 교수들도 노력해야겠지만 사회 전반에서 어떻게 이것을 서서히 바꿔나갈 것인가를 논의해야 할 겁니다. 그런 것들이 잘 해결되어 나갈 수 있다면 저는 사회 전반의 모든 위험한 작업과 일들이 다 인공지능으로 대체가 되면 좋겠다고 생각합니다. 사람이 위험하지 않고 더 편하고 재미있는 일들을 할 수 있는 날이 왔으면 좋겠어요. 사실 정치 같은 분야도 컴퓨터가 대체할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입니다. 주관성이 많이 개입될 여지가 있는 일들이 있잖아요? 괜히 사람이 개입해서 잘못된 판단을 내리게 되는 일들이 있을 수 있거든요. 그런 일들을 기계가 대신 수행한다면 좀 더 투명한 사회가 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이것도 함께 가야 할 거예요. 컴퓨터가 어떻게 작동하는지 투명하게 공개가 되어야 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어떤 결정에 따라 영향을 받는 사람들도 결정을 신뢰하지 못하잖아요. 실제로 우리 사회 전반의 여러 사회적이고 정치적인 일들도 컴퓨터와 인공지능이 대체할 수 있는 날들이 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Q2

분명 인공지능은 인간에게 많은 이로움을 주는 기술입니다. 하지만 최근 이슈가 되었던 이루다 사건처럼 의도와 달리 누군가에게는 칼이 되어 돌아올 수 있는 기술이라는 생각이 드는데요. 이러한 일들을 막기 위해서 어떤 노력이 필요할지 교수님의 견해를 여쭙고 싶습니다.

우리가 기계학습을 통해 인공지능을 만들어냈는데 막상 우리가 의도했던 것과 다른 방식으로 동작을 하는 것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혹시나 앞으로도 이런 일들이 계속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을 인공지능을 연구하는 사람들도 하고 있고, 사회 전반에도 이러한 점들에 대한 우려가 큰 것 같습니다. 하지만 많은 사람이 오해를 가지고 있어요. 인공지능이 자유 의지를 갖춰서 이런 일들을 직접 선택해서 하는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는데, 기계도, 컴퓨터도, 그리고 인공지능도 모두 사람이 만드는 겁니다. 이것들이 학습할 때 데이터가 있어야 하는데 그 데이터를 제공한 것도 결국 사람이거든요. 이루다 같은 경우도 인터넷상의 사용자들이 썼던 여러 가지 언어 데이터들을 있는 그대로 학습해서 생기는 문제점들이 이슈가 됐던 것이고 사람이 하는 일이다 보니 문제가 발생할 수밖에 없었던 거죠.
이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관련 기술을 연구하는 노력이 필요하고 또 이런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는 사실을 사회가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제도가 필요할 것 같아요. 연구자들의 관심 또한 필요할 것입니다. 인공지능 알고리즘에 대한 사전 검사나 실제로 학습한 데이터에 문제는 없는지 등을 검증하는 제도적인 장치들 또는 사후 보완하는 장치들이 마련되어야 할 것 같아요. 요즘에 인공지능 알고리즘을 쓰다가 문제가 생기면 그 문제에 대해서 인공지능이 했기 때문에 나는 모른다는 식이잖아요? 사실 말이 안 되는 거죠. 인공지능을 만든 것도 사람이기 때문에 그에 대한 책임이 있는 것인데, 마치 기계가 주체성을 가지고 있는 것처럼 호소하는 것은 좋지 않아요. 사회가 책임감 있게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Q3

예쁜꼬마선충이라는 생명체에 대한 뉴런 정보를 입력해서 이와 똑같이 행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었다고 들었습니다. 그렇다면 인간의 뉴런 지도에 대한 연구가 많이 진척된 이후에 인간과 똑같이 행동하는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을까요?

질문에 대한 답변부터 하자면 어느 정도까지는 가능할 것 같아요. 우리가 어떤 생물의 유전자 지도를 잘 분석해서 그 구조를 알아낼 수 있다면 그 생물과 유사하게 동작하는 그 무언가를 만들 수 있잖아요. 마찬가지로 사람의 유전자 지도와 메커니즘도 잘 밝혀진다면 사람과 비슷하게 행동하는 그런 무언가를 만들 수 있겠죠. 문제는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기술, 밝혀낸 과학적 사실, 그리고 성과를 기반으로 했을 때 어느 정도까지 긍정적으로 볼 수 있느냐가 이슈일 것 같아요. 사실 저는 그렇게 높게 보진 않고요. 현재 과학 기술로는 사람을 제대로 모사하거나 사람과 같이 동작하는 인공지능을 만들어 내는 것은 갈 길이 너무 멀어서 될지 안 될지도 잘 모르겠어요.
아무리 컴퓨터를 많이 연결해서 인공지능을 만든다고 하더라도 사람과는 본질적으로 달라요. 왜냐하면, 사람은 하나를 알려주면 그것을 기반으로 새로운 무언가를 만들어 가거든요. 즉, 인간은 새로운 것을 발견하고 새로운 무언가를 탄생시켜 왔어요. 근데 기계는 그렇지 않아요. 기계는 기존에 있는 것들을 가지고 그 사이에 있는 무언가를 예측하는 것밖에 하지 못하거든요. 발견이라는 것 자체가 컴퓨터가 하지 못 하는 일이죠. 최근에 인공지능 분야에서 그런 것을 하고자 노력하고 있긴 한데 아직 갈 길이 너무 멉니다. 꼬마선충 정도야 모사할 수 있을지 모르겠는데 인간을 완벽히 모사하는 건 사실 현재 우리가 알고 있는 과학적 지식으로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이렇게 컴퓨터공학과 조민수 교수님의 인터뷰 내용을 살펴보았는데요. 많은 질문과 답변들이 오갔지만, 일부만 담게 되어 아쉬움이 남습니다. 포항까지 온 시간이 아깝지 않을 정도로 유익한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게 되어 굉장히 기쁩니다. 포스텍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의 활동이 궁금하신 분들은 웹진으로 제공되는 영상을 참고해 주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다시 한번 좋은 말씀을 해주신 조민수 교수님께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고등학생 기자단 포커스의 이야기는
8월 27일 공개됩니다!

 

글. 상산고등학교 3학년 표승현 이동준
with. 화학공학과 19학번 25기 알리미 김은진. 무은재학부 21학번 27기 알리미 김현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