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스테키안

2021 가을호 / 알턴십

2021-10-19 31

인류의 미래를 위한 야생 식물 종자 저장 및 분석 기관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뱅크

알턴십 3번째 이야기! 이번 알턴십은 캠퍼스를 벗어나 전국으로 확장하려 합니다.  경상북도 봉화군에 위치한 국립백두대간수목원 시드뱅크에서 일일 인턴이 되어봤습니다.  시드뱅크 종자보전연구실에서 종자의 활력 검정과 종자 저장 과정을 직접 보고 체험해 볼 수 있었는데요. 환경에 관심이 많은 독자분이라면 미래를 위해 종자를 저장하는 시드뱅크에 대해 들어본 적이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구체적으로 시드뱅크가 인류를 위해 어떠한 공헌을 하고 있는지 함께 알아봅시다.

 

# 자연이 살아 숨 쉬는 곳, 국립백두대간수목원

국립백두대간수목원은 봉화군 백두대간에 위치한 세계에서 두 번째로 큰 규모의 수목원입니다. 호랑이숲으로도 유명한 이곳은 2011년에 조성되어 백두대간과 고산 지대에 있는 산림 생물 자원을 수집 및 연구하여 생물 다양성 확대를 위해 많은 일을 합니다. 세계 최초로 시드뱅크와 시드볼트를 함께 운영하며 미래의 야생 식물 종자를 보존하기 위한 연구를 활발히 진행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시드뱅크와 시드볼트의 차이점이 무엇일까요? 종자를 장기 저장한다는 점에서 비슷하지만, 시드볼트는 종자를 저장하여 사라져가는 식물을 보존하려는 데에 반해, 시드뱅크는 알려지지 않은 야생 식물을 연구하기 위해 이용하거나 활용하려 한다는 차이점이 있습니다. 오늘 자세하게 살펴볼 시드뱅크의 기능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자면, 종자를 저장하는 기능도 있지만, 어떤 종자를 저장할 수 있고 어떻게 하면 더 오래 저장할 수 있는지 종자의 특성을 연구하는 등 다양한 기능을 하고 있답니다!

 

# 모든 종자를 저장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종자의 활력 검정

자연 속에서 종자를 수집해 오면 그것을 그대로 시드뱅크에 저장하는 것이 아니라 수집해 온 종자 중에 품질이 좋은 종자만을 선별해야 합니다. 이를 종자의 활력을 검정하는 과정이라고 부릅니다. 종자의 활력이란 종자가 다양한 환경 조건에서 발아할 수 있는 능력을 말하죠. 종자보전연구실에서는 종자의 활력 검정뿐만 아니라, 저장할 종자의 저장 수명에 대한 연구와 종자가 어떤 가치를 지니고 어떻게 활용될 수 있는지에 대한 평가도 합니다. 활력 검정 과정은 크게 3단계로 이루어집니다. 첫 번째로 종자의 충실률 측정을 위해 X-ray 검정을 진행합니다. 보통 속이 꽉 찬 종자를 충실률이 높다고 말하는데요. 비파괴종자분석실에서 종자에 X선을 투과하여
그 내부를 보면 다음의 사진처럼 속이 꽉 찬 충실한 종자를 쉽게 구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종자발아연구실에서 충실률이 높은 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발아 검정 단계입니다. 발아는 싹트는 것을 의미하며, 발아 검정을 하기 위해서는 일련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일단 배지1라는 투명한 용기에 종자를 올려놓아야 하는데요. 이를 치상2이라고 합니다. 종자를 치상한 배지를 체임버라는 온도를 조절할 수 있는 실험기기에 넣으면 됩니다. 이때, 종자마다 발아 온도나 광 조건이 달라서 이를 사전에 조사하여 체임버의 온도를 조절한 후에 종자를 담은 배지를 넣어야 합니다. 이후 약 30일 정도 기다리며 발아가 잘 일어나는 종자를 선별합니다. 이 과정에서 발아 조건을 알지 못했던 야생 식물의 발아 방법을 연구하기도 하며 각 종자의 발아율과 발아 온도 등을 알 수 있답니다.

마지막으로 테트라졸리움(Tetrazolium, 줄여서 TZ) 테스트를 진행합니다. 종종 적절한 내부 온도 조건에서도 발아하지 않는 종자들이 있는데요. 이러한 종자들을 휴면 상태에 있다고 말합니다. TZ 테스트는 종자의 휴면 및 생존 여부를 판단하는 과정입니다. 간단하게 물을 먹은 종자가 호흡할 수 있는지를 따져보는 건데요. 호흡에 관여하는 효소인 탈수 효소는 기질과 반응하여 수소 이온을 내는데, 이것이 무색의 테트라졸리움과 반응하여 붉은색의 포마잔(Formazan)3을 형성합니다. 이때 포마잔의 분포와 강도를 보며 종자의 활력을 판별할 수 있답니다. 종자의 활력 검정에는 상당히 오랜 시간이 소요되며, 그 시간도 불규칙하기 때문에 일일 인턴으로서 모든 과정을 직접 확인해 볼 수는 없었던 점이 아쉬웠습니다.

# 한 땀 한 땀 정성을 다하는 종자 저장 과정

그럼 지금부터는 조금 더 시야를 넓혀서 종자가 저장되는 전체 과정을 살펴볼까요? 일단 종자를 저장하기 위해서는 종자를 수집해야 합니다. 종자는 순수한 종자 형태로 수집되는 것이 아니라 종자를 품은 열매 형태로 수집됩니다. 따라서 순수한 종자만을 얻기 위해 수집한 종자를 정선4하는 과정을 거칩니다. 정선한 종자들을 대상으로 앞서 설명해 드린 활력 검정을 진행하면 저장고에 우수한 종자들이 저장되는 겁니다.

종자저장실은 총 5개의 방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후숙실, 2개의 건조실 그리고 2개의 저장고가 있는데요. 후숙실은 미성숙한 종자를 1주나 2주 정도 성숙시켜주는 방입니다. 2개의 건조실은 온도 15℃, 습도 15%로 같지만, 기능이 다릅니다. 하나는 건조를 통해 정선을 용이하게 하지만, 다른 하나는 실제로 저장할 종자의 수분 함량을 떨어뜨리는 역할을 합니다. 최종적으로 종자를 저장하는 저장고에는 단기 저장고와 중기 저장고가 있는데요. 단기 저장고는 주로 난저장성 종자5를 저장하거나 연구하는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그리고 여러 연구 과정을 거친 종자를 최종적으로 중기 저장고에 저장하여, 미래를 위해 종자를 보관한답니다.

# 알턴십을 마치며

알턴십 덕분에, 시드뱅크 종자보전연구실에서 종자의 활력 검정부터 저장 과정까지, 인류의 미래를 위해 야생 식물 보존 및 연구를 체계적으로 진행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무수히 많은 종류의 종자를 저장하고 연구하는 것을 보며 연구원분들이 자연을 정말 사랑하고 있다고 느꼈습니다. 야생 식물의 보존을 위해 노력하시는 종자보전연구실 연구원분들께 감사드리고, 이 글을 읽음으로써 구독자분들도 종자 보전 연구에 관심을 갖게 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알턴십 진행에 도움을 주신 분들께 감사 인사를 전하며, 알턴십 영상에서는 더욱더 재미있는 내용이 기다리고 있으니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각주]

1. 배지: 미생물이나 세포, 혹은 이끼 같은 작은 식물 등을 증식시키기 위해 고안된 액체나 젤 상태의 영양원.
2. 치상: 종자의 발아 검정을 위해 종자를 소독하고 배지에 올려놓는 것.
3. 포마잔(Formazan): 화학식은 [R-N=N-C(R’)=N-NH-R”], 탈수소효소 및 환원효소에 의한 테트라졸리움 환원으로 발생하는 인공 발색 생성물.
4. 정선: 열매로부터 껍질, 과육, 이물질 등을 제거하여 순수한 종자만을 얻는 과정.
5. 난저장성 종자: 수분 함량이 감소하였을 때 죽어버려 한 해 정도밖에 저장이 안되는 종자를 말함. 예로 호두, 잣 등이 있으며, 이를 더 오래 저장할 수 있게 하는 연구가 진행 중.

[참고]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수목원 사람들] 시드볼트부 종자보전연구실 종자보존저장팀」,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공식블로그』, 2019. 09. 30., https://blog.naver.com/kiam1/221664111135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수목원 사람들] 시드볼트 종자보전연구실의 활력검정이용팀을 소개합니다.」,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 공식블로그』, 2019. 09. 17., https://blog.naver.com/kiam1/221650804517

12월 31일, 국립백두대간수목원에서 진행한 알리미들의 일일 인턴 체험기가 공개됩니다!

 

글. 무은재학부 21학번 27기 알리미 문준혁

알턴십 인턴. 전자전기공학과 20학번 26기 알리미 김민수 X 무은재학부 21학번 27기 알리미 문준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