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화학 박수진 교수팀, “물, 마시지 말고 ‘배터리’에 양보하세요”

2022-10-24 194

[박수진 교수팀, 수계 전해질에서 구동하는 아연 전지 시스템 개발]

[“고분자 보호층으로 전지 안정성 극대화”]

공기 없이 3분, 물 없이 3일, 그리고 배터리 없이 3시간을 버틸 수 있을까? 무게가 가볍고 고용량인 리튬이온전지는 우리가 일상에서 숨 쉬듯 사용하는 휴대전화, 노트북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다만, 유기 전해질 기반의 기존 리튬이온전지는 화재나 폭발과 같은 안전사고가 일어날 수 있다는 치명적인 한계가 있다. 특히 일상과 맞닿아 있는 리튬이온전지는 사고 발생 시 소비자에게 직접적인 피해를 입힐 수 있기 때문에 안전한 전지 시스템 개발의 필요성이 더욱 강조됐다.

화학과 박수진 교수·송규진 박사후연구원·첨단재료과학부 통합과정 이상엽 연구팀은 물을 사용한 수계 전해질에서 안정적으로 구동하는 아연 전지 시스템을 개발했다. 전지 시스템에 도입한 고분자 보호층이 전극의 부식을 막고 아연 음극의 안정성을 높여, 기존의 수계 아연 전지보다 안정적으로 구동한다는 게 특징이다.

전지 내부에서 이온을 이동시키는 통로 역할을 하는 전해질은 유기 용매로 구성돼 있어 필연적으로 화재 위험이 뒤따른다. 화재 위험성이 없는 수계 전해질 기반의 전지 개발이 활발히 이뤄지고 있는 이유다. 다만, 수계 전해질에 활용되는 전극 물질인 아연 음극은 전지가 구동할 때 생기는 아연의 수지상 성장(zinc dendrite)*1과 내부 부반응으로 인해 실제 사용에 적합하지 않다는 어려움이 있었다.

연구팀은 블록 공중합체(Block Copolymer)*2를 활용해 다기능성 보호 코팅층이 있는 아연 음극을 개발했다. 이 고분자는 늘어나는 성질이 있어 충·방전 과정에서 생기는 음극의 부피 변화를 견딜 수 있었다.


이러한 고분자 보호층은 내부 아연 이온의 균일한 분포를 유도하고 수지상 성장을 억제해 아연 음극의 수명을 연장시키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극 표면에서 일어나는 전해액의 불필요한 화학·전기화학적 반응을 억제해 전극의 안정성을 높였다.

나아가, 연구팀은 비행시간형 이차이온질량분석기술(TOF-SIMS)를 활용해 보호 코팅층 내부 아연 이온의 움직임을 밝혔다. 기존 연구에서 밝혀지지 않았던 아연 이온의 움직임을 이미지화함으로써, 향후 전지 음극의 표면 특성 연구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국제 학술지 ‘셀 리포트 피지컬 사이언스(Cell Reports Physical Science)’에 최근 게재된 이 연구는 한국연구재단 나노소재원천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1. 수지상 성장
전지가 충·방전을 거듭하면서 음극 표면에 아연이 바늘처럼 자라나는 현상으로, 배터리의 성능과 안전성을 해친다.

2. 블록 공중합체
두 가지 이상의 고분자 사슬이 공유 결합으로 연결된 형태의 고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