펨토초 엑스선 회절 영상 연구실
Femtosecond Diffraction &
Imaging Science Laboratory

2020-11-24 867

멋지게 미소짓는 배우의 영상을 순간적으로 캡처하면 우스꽝스러운 표정이 포착된다. 이처럼 어떤 현상을 아주 짧은 시간으로 나눠 살펴보면 평소에 볼 수 없던 현상을 관찰할 수 있다.

 

물리학과 송창용 교수가 이끄는 ‘펨토초 엑스선 회절 영상 연구실’에서는 POSTECH 내 포항가속기연구소에 설치된 ‘4세대 가속기’를 이용해 금 나노 입자가 빠르게 녹거나 물질의 상이 변하는 과정에서 아주 짧은 시간 동안 어떤 현상이 일어나는지 연구한다. 4세대 가속기는 흉부 x선 촬영 때 쓰이는 빛보다 약 10억 배 밝은 빛을 발생시켜 분자 세계에서 펨토초(1000조분의 1초) 동안 일어나는 장면을 포착하는 첨단 기기다.

 

최근 펨토초 엑스선 회절 영상 연구실에서 발견한 흥미로운 현상 중 하나는 ‘역 상변화’ 현상이다. 물질이 고체에서 액체로 상이 변할 때는 표면이 녹아 동그래진 후 퍼지다가 형태를 잃는 과정을 거친다. 그런데 고체를 빠르게 녹이면서 짧은 순간에 일어나는 현상을 살펴보면 퍼지기 전 형태를 다시 갖추는 ‘역 상변화’ 현상이 일어난다. 4세대 가속기로만 관찰할 수 있는 현상으로, 이 연구를 접한 학자들은 대부분 ‘이런 현상이 가능한가’라며 처음 보는 현상에 감탄한다.

 

4세대 가속기로 관찰한 현상의 사진을 포착하는 기법도 관심 있는 연구 분야다. 연구실에서 개발한 ‘단일펄스 시분해 이미징 실험 기법’은 물질이 변하는 전체 과정을 연속적인 사진으로 촬영하는 기법이다. 시료를 조작하고 복구하기를 반복하며 사진을 찍는 기존 방법과 다르게 같은 조건의 시료 몇만 개를 동시에 조작해 필요한 사진을 선별한다. 시료를 복구할 필요가 없어 조작의 강도를 제한할 필요가 없고, 시료가 이전 상태 그대로 복구되지 않을 수 있는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

 

분자 세계에서 새로운 현상을 찾아 헤매듯 펨토초 엑스선 회절 영상 연구실의 모토는 ‘내가 잘 할 수 있는 분야를 스스로 찾고 개척하는 것’이다. 주변 평가에 상관없이 자기 분야를 묵묵히 개척해 위대한 업적을 이룬 학자들의 발자취를 좇았으면 하는 마음에서다. 더불어 수평적인 관계를 유지하고 서로의 유대를 쌓도록 권장한다. 카페처럼 편하게 대화할 수 있는 연구실 분위기를 조성한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