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파는 사람이 들을 수 있는 영역인 가청주파수 20~2만 헤르츠(Hz)에서는 음악이 된다. 음악은 정서에 긍정적 영향을 주고 마음을 치료하는 도구가 되기도 한다. 하지만 사람이 들을 수 없는 영역인 초음파도 사람을 치료할 수 있다. 초음파를 통해 인체를 영상화해서 볼 수도 있고 초음파가 내는 높은 에너지를 통해 병을 치료할 수도 있다.

IT융합공학과 김형함 교수가 이끄는 초음파공학연구실은 초음파로 들리지 않는 음악을 작곡하고 악기를 만들어 환자를 치료하는 데 쓴다. 전기신호를 음향신호로 바꿔주는 장치인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설계하고 제작하는 기술을 개발한다. 트랜스듀서가 만든 초음파를 쓰는 의료용 초음파 영상과 치료 기술을 개발한다. 고주파 초음파를 집중시켜 세포를 잡는 음향 집게로 세포의 특성을 분석하기도 한다.

연구실은 자체 제작한 초음파 트랜스듀서로 영상과 치료를 한 번에 할 수 있는 시스템들을 다수 개발했다. 경동맥의 혈류를 관찰할 수 있는 인체 부착형 장비도 개발했다. 혈관 속에 흐르는 혈액을 초음파로 분석해 혈전을 관찰하고 적혈구의 운동상태를 파악하는 것도 가능하다. 수술을 마친 환자의 수술 부위에 장착하면 피가 원활히 흐르는지 관찰해 환자의 회복 속도도 예측할 수 있다.

초음파로 세포를 붙잡고 특성을 파악하는 고주파 음향집게 기술도 개발했다. 초음파를 물 속에서 집중하면 물에 담긴 세포를 포획하고 이리저리 움직이면서 압력을 가할 수 있다. 세포의 물리적 특성을 연구하면 다양한 분야에 활용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암세포를 붙잡아 관찰함으로써 암세포가 다른 조직으로 얼마나 잘 이동할 수 있는지를 확인할 수 있다.

김 교수는 연구실의 장점으로 장치 설계 능력을 꼽는다. 아이디어를 갖고 있다면 쓰임새에 맞게 특별한 트랜스듀서를 설계하고 실제 제작할 수 있는 장비를 갖췄다. 연구실 누구나 이를 활용해 아이디어를 현실로 바꿀 수 있다. 연구실은 의료 진단에 쓰는 광학 장비와 초음파를 결합하기 위해 투명한 초음파 트랜스듀서를 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인체에 유해한 납을 쓰지 않는 트랜스듀서도 성과 중 하나다.

연구실은 실제 의료 현장에서 초음파가 어떻게 쓰일지를 가장 중점적으로 생각한다. 세계 최고 수준의 초음파 트랜스듀서 연구센터를 구축하고 기술을 의료기기로 바꿔 실제 의료 현장에 제공하기 위해 오늘도 연구에 매진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