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성과

신소재 김연수 교수팀, 신소재의 비밀, 질서 있는 고분자가 풀었다

2024-09-12 309

[POSTECH·UCSB·GIST, 고분자 자기조립 구조적 결함 극복하고 새로운 네트워크 개발]

세상은 매우 복잡하고 혼란스러운 일들로 가득하지만 깊이 들여다보면 모든 것이 질서 속에서 움직이고 있는데, 최근 혼돈 속 질서를 찾아 혁신적인 성과를 낸 국제 공동 연구팀의 연구가 발표돼 주목을 모으고 있다.

신소재공학과 김연수 교수, 한지훈 박사 연구팀은 미국 UCSB(캘리포니아대학교 산타바바라) 화학 · 생화학과 조안 엠마 시어(Joan-Emma Shea) 교수, 새드 나자피(Saeed Najafi) 박사 연구팀, GIST(광주과학기술원) 신소재공학부 이은지 교수 연구팀과의 연구를 통해 고분자 자기조립 과정에서 발생하는 구조적 결함 문제를 해결하고, 기계적 특성이 우수한 하이드로젤(hydrogel) 네트워크 개발에 성공했다. 이 연구는 국제 학술지인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에 게재됐다.

생명체 내부의 네트워크는 생명 유지와 다양한 기능 수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네트워크는 액틴(actin)이나 콜라겐(collagen), 뮤신(musin) 등 고분자들이 정교하게 자기조립하여 형성되며, 최근 이를 모방한 합성 고분자 연구가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 그러나, 기존의 마이셀(micelle)*1 기반 네트워크는 고분자들이 무작위로 배열되어 서로 얽히거나 꼬이는 등 구조적 결함이 발생하기 쉬워 네트워크의 연결성과 기계적 성능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연구팀은 이를 해결하기 위해 서로 반대 전하를 가진 고분자를 설계해 하이드로젤 네트워크를 만들었다. 이 고분자들은 전기적 인력을 통해 서로 강하게 끌어당겨 마이셀 기반 네트워크에 비해 훨씬 더 규칙적이고 안정적인 구조를 형성했다. 또, 그 과정에서 연구팀은 네트머(netmer)라는 강력하고 새로운 자기 조립체를 처음으로 발견하고, 네트머 기반의 하이드로젤(hydrogel) 네트워크 형성 메커니즘을 규명했다. 네트머는 고분자가 꼬이는 루프(고리)가 최소화되고, 코어(core)와 브릿지(bridge)가 풍부한 네트워크 형태의 작은 단위체를 의미하는데, 고분자 네트워크는 코어와 브릿지의 수가 많을수록 더 단단해진다.

실험 결과, 연구팀이 개발한 네트머 기반 하이드로젤은 기존 마이셀 기반 하이드로겔에 비해 저장탄성률이 11.5배, 연신율이 3배 향상됐고, 뛰어난 자가 치유 능력과 내구성을 입증하였다.


연구를 이끈 김연수 교수는 “새로운 하이드로젤 형성 기술은 실용성과 범용성이 매우 높다”라며, “의료와 생체재료, 환경, 첨단산업(배터리, 액추에이터) 등 다양한 고부가가치 산업 분야에서 연성 재료로써 폭넓게 사용될 수 있을 것”이라는 말을 전했다.

한편, 이 연구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한국연구재단의 나노소재기술개발사업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DOI: https://doi.org/10.1038/s41467-024-50902-z


1. 마이셀(micelle)
고분자가 물속에서 자가 조립하여 형성하는 구형의 구조로 친수성(물과 잘 섞이는) 부분과 소수성(물과 잘 섞이지 않는)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